오래된 고추장을 꺼낼 때 하얗게 핀 곰팡이를 볼 수 있습니다.
곰팡이가 포자로 번식하니 이런 식품은 당연히 먹지 말아야 하고 주변에 있던 것도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귤에 곰팡이가 폈다면 핀 부분만 떼고 먹는 것이 아니라 귤 하나를 다 버려야 하는 식입니다.
그러나 고추장은 흰 곰팡이가 펴도 덜어내고 먹어도 된다고 합니다.
고추장의 흰 곰팡이는 정확히는 곰팡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추장 위에 잘 생기는 흰색 막은 '골마지'입니다. 산소와 반응하는 효모가 생성한 산물로, 인체에 유해하지 않아 걷어내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습니다.
골마지에는 독성이 없습니다. 세계김치연구소 연구팀이 골마지를 대상으로 독성 실험을 한 결과, 특별한 독성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유전체 분석 결과에서도 독성 관련 유전자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식품의 품질은 저하시킬 수 있어, 골마지가 생긴 고추장이나 김치는 맛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푸른곰팡이가 폈다면 분명한 곰팡이이므로 전부 버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골마지를 덜어낼 때는 물기가 없는 주걱이나 숟가락을 이용해야 합니다. 식품 속 수분 활성도를 높이면 곰팡이가 필 가능성이 커집니다. 덜어낸 후에는 숟가락으로 펴 빈 공간을 매워줍니다.
그냥 덜어내기만 하는 것이 찝찝하다면 고추장을 솥이나 냄비에 넣고 약불에 달인 후 소금을 살짝 추가해 주면 됩니다. 소금은 보존성을 높일 수 있는 대표적인 물질입니다. 저농도에서 고농도로 용매가 이동하는 삼투작용을 유발해 식품에서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할 때 필요한 수분을 감소시키기 때문입니다. 또 식품에 있던 세균이나 곰팡이도 삼투압으로 세포막과 세포질이 분리되어 생육이 억제됩니다.
골마지가 생기는 것이 싫다면, 김을 이용하면 됩니다. 고추장에 김을 한 장 올려두면 골마지뿐만 아니라 실제 곰팡이가 생기는 것도 억제할 수 있습니다. 골마지는 효모와 산소가 만나서 생깁니다. 김으로 고추장 윗부분을 덮으면 고추장이 공기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을 막아 효모와 산소가 접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 김 속 요오드는 곰팡이나 균의 세포막을 파괴해 곰팡이 생성도 억제합니다. 구운 김에는 요오드가 거의 없으므로 생김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오드가 풍부한 미역이나 다시마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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