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셀린은 다른 화장품에 비해 보습력이 뛰어납니다. 많은 사람이 바셀린을 만능 크림처럼 바릅니다. 메마른 입술에 바르거나, 갈라진 발뒤꿈치, 건조한 얼굴, 하얗게 일어난 콧구멍 근처에 바른 식입니다. 심지어 상처나 화상 부위에 바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바셀린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있습니다. 바셀린에 발암물질이 혼합됐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바셀린을 정말 온몸 구석구석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업는 걸까요?
바셀린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바셀린을 단순히 브랜드명으로 알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바셀린이란 석유의 부산물인 페트롤라툼 100% 성분을 이릅니다. 1800년대 석유 시추 기계에 낀 로드 왁스를 노동자들이 상처 난 피부에 바르곤 했는데, 이것을 본 미국의 한 화학자가 로드 왁스에서 페트롤라툼 성분을 추출하고 연구해서 바셀린이라는 의약품으로 출시한 것입니다.
바셀린의 안정성 논란은 정제 방식에서 비롯됐습니다. 페트롤라툼을 만들려면 석유를 증류해 정제하고 불순물을 없애야 합니다. 페트롤라툼에는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라는 발암물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는 석탄, 오알, 가스, 쓰레기, 기타 유기 물질의 불완전 연소로 생성되는 유기 화합물을 말합니다. 실제로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와 관련해 잠재적 발암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오랜 시간 높은 농도로 체내에 노출될 경우 발암 위험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페트롤라툼을 얼마나 잘 정제하고 불순물을 제거하느냐에 따라 바셀린의 안전성이 결정됩니다.
EU에서는 페트롤라툼 정제 이력을 모두 공개하도록 강제하고, 발암물질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을 때에만 사용을 허가합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비부과 정보영 교수는 "시중에 판매되는 바셀린은 고도로 정제된 등급으로 안전 기준에 포함되어 있고, 3중 정제 과정을 거쳐 안전성을 보장한다는 문구가 상품 내역에 공개되어 있다. 또 페트롤라툼은 분자량이 커서 피부에 흡수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체내로 들어왔을 때에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페트롤라툼은 흡입 시 발암 가능성이 있습니다. 피부가 아닌 눈이나 입으로의 사용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정보영 교수는 "바셀린을 의도치 않게 소량 섭취한다고 해서 당장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체내로 들어갔을 때의 안전성은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입이나 코 등에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넓고 깊은 상처에는 바셀린을 발라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바셀린은 피부가 재생되는 동안 습도를 유지하면서 세균과 이물질을 차단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지 항생제 연고 역할을 하는 게 아닙니다. 바셀린의 본래 용도를 벗어난 무분별한 사용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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